STORY

고객이 판매자보다 더 많이 안다

정답을 가르치는 제작자가 아니라, 사장님의 지식을 손님에게 전달되도록 정리하고 연결하는 사람이 된 이유.

재수하던 시절, 매일 새벽 6시면 같은 도서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던 분이었습니다. 그 뒷모습을 보며 이과에서 문과로, 경영학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한 뒤로는 어디를 가도 원가와 남는 돈이 먼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은 가게에 앉아 혼자 마진을 계산하다가, 그때 만나던 사람 — 지금의 아내 — 에게 핀잔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 버릇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화려한 매출보다 실제로 뭐가 남는지, 좋은 아이디어가 운영비와 수수료를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무빙마켓 12년에서 배운 것

이 습관을 들고 2011년 온라인 구매대행으로 커머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무빙마켓을 12년 운영하며, 2014년부터는 고객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파는 라이브 커머스도 직접 했습니다. 그 12년 동안 하나를 배웠습니다.

판매자가 고객보다
항상 많이 아는 게 아니라는 것.

오히려 고객은 각자의 관심 분야와 경험에서 저보다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역할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정답을 가르치는 제작자가 아니라, 고객의 지식과 경험이 손님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정리하고 연결하는 사람. 지금 브랜드 페이지를 만드는 방식도 여기서 나옵니다 — 사장님이 저보다 사업을 더 잘 압니다. 제가 하는 일은 그 지식을 손님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옮기는 것입니다.

숫자와 감각, 둘 다

고등학교 때 홍대 인디신에서 드러머로 밴드 생활을 시작해, 13년간 록밴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음악은 혼자 잘하는 것보다 전체의 합과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관객이 어느 순간 반응하고, 어떤 리듬에서 분위기가 바뀌는지를 몸으로 배웠습니다.

원가를 계산하던 습관과 무대에서 배운 리듬 감각, 둘 다 지금까지 버리지 않았습니다. 브랜드를 화면 리듬과 사람의 반응으로 보는 동시에, 그게 실제로 손님을 연락하게 만드는지 숫자로 확인합니다. 예쁘게만 만들지도, 숫자만 남게 만들지도 않는 이유입니다.

총괄해본 경험

15년 업력의 자동차 필름 OEM 제조사가 처음으로 자체 B2C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브랜드 전략부터 이커머스 운영, 백엔드 시스템 개발까지 전체를 총괄했습니다. 포지셔닝과 SEO, 상세페이지 구조를 설계하는 동시에 보증서 자동발급 시스템과 운영 대시보드를 직접 만들어 연결했습니다.

기획한 사람과 만든 사람이 같아야 유입과 운영이 끊기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무빙마켓 12년 동안 마케팅과 개발을 혼자 병행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 그 바탕입니다.

실패를 감정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플랫폼을 직접 만들어 투자까지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 충격과 운영의 한계도 겪었습니다. 그 뒤로는 좋은 아이디어인지보다 현금흐름, 사람, 데이터, 운영 책임이 먼저 확인되는지를 봅니다. 구조를 단계적으로 확정한 뒤에 실행하고, 결정과 이유는 문서로 남깁니다.

앞으로 만나고 싶은 분

자기 사업 구조는 누구보다 잘 아는데, 그걸 온라인에서 손님이 알아볼 수 있게 표현할 방법이 없으셨던 분. 숙소든 세무사든 공방이든 업종은 상관없습니다. 사장님이 아는 것을 손님도 알아보게 만드는 일이라면 같은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사장님이 저보다 사업을 더 잘 압니다.
제가 하는 일은 그 지식을
손님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옮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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